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윤한덕 국립중앙의료원 중앙응급의료센터장의 빈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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삶의 끝까지 '응급의료 현실' 생각한 윤한덕…우리에게 남겨진 과제는?
삶의 끝까지 '응급의료 현실' 생각한 윤한덕…우리에게 남겨진 과제는?
[TF현장] 삶의 끝까지 '응급의료 현실' 생각한 윤한덕…우리에게 남겨진 과제는?
[더팩트|을지로=문혜현 기자] 지난 4일 급작스레 세상을 떠난 윤한덕 국립중앙의료원 중앙응급의료센터장의 빈소는 조용했다. 분향소 입구부터 엘리베이터 옆, 복도를 가득 채운 근조화환 만이 묵묵히 자리를 지키고 있는 가운데 조문객의 발길이 이어졌다. 윤 센터장은 설 전날인 4일 오후 6시쯤 의료원 집무실에서 심정지 상태로 발견됐다. 그는 설을 앞두고 5년 만에 고향인 광주로 내려갈 계획이었지만, 결국 집무실 책상 앞을 떠나지 못했다. 지난 7일 서울 중부경찰서가 국립과학수사연구원에 윤 센터장의 부검을 의뢰한 결과 관상동맥 경화로 인한 급성 심장사라는 1차 구두소견이 전해졌다. 윤 센터장의 동료들은 그를 '완벽한 상사'로 기억했다. 윤순영 재난응급의료 상황실장은 8일 오후 고인에 대해 "존경할 만한 분이었다. 업무처리 부분에 너무 책임감 있었고, 큰일들을 하면서 사심 없이 일했다"며 "직원들이 센터장 만큼의 역량이 되지 않음에도 질책하는 일 없이 이끌고 나가는 완벽한 상사였다"고 회상했다.
취재진은 윤 센터장의 '마지막 고민'도 들을 수 있었다. 가장 최근까지 윤 센터장이 말한 현안이 뭐였느냐는 질문에 윤 실장은 "응급의료는 보통 다른 만성질환과 다르게 시간이 중요한 질병이다. '골든 아워'가 있기 때문에 윤 센터장은 지역 안에서 발생한 응급질환은 그 지역안에서 치료해야 한다는 생각을 하고 있었다"고 밝혔다. 이어 "모든 질병에 대한 대응 시스템을 만들 순 없지만 몇 가지 중요한 질환인 심장·외상에 대해 한 지역 안에서 모든 치료를 완결할 수 있는 체계를 만들어보자고 했다. 그런 과제를 저희한테도 줬다"고 설명했다. 응급의료 시스템 개선 문제는 중앙의료원만의 노력으로 해결하기 어렵다. 때문에 윤 실장은 "의료기관·소방·지자체와 함께 협업해 지역 안에서 해결하고자 했다"고 말했다. 마지막까지 열악한 응급현실을 고민했던 윤 센터장의 집무실 근처는 조용했다. 오래된 벽돌 건물 1층에 자리한 윤 센터장의 집무실은 불이 꺼진 상태였다. 나무로 된 집무실 출입문은 낡아 구석구석 페인트가 벗겨져 있었다. 이 안에 그가 매일 쪽잠을 잤다는 '간이침대'가 있을 테다.
윤 센터장은 무질서하던 한국 응급의료 체계를 정비하는 데 일조했다. 1995년 처음으로 응급의학과 전문의 제도가 생길 당시 윤 센터장과 함께 공부했던 전남대병원 응급의학과 허탁 교수는 "전국 500개 응급의료기관의 역할 정립과 국가 응급의료전산망 구축, 응급의료 종사자 교육 등 지금의 그 틀을 만든 사람이 바로 윤 센터장"이라고 말했다. 우리나라 응급의료의 '버팀목'으로 불리는 윤 센터장은 응급의료 전용 헬기 도입, 재난·응급의료 상황실 운영, 응급의료종사자 교육·훈련, 이동형 병원 도입 등 국내 응급의료 체계 개선에 힘썼다. 또 전국 400여 개 응급의료기관을 대상으로 응급진료 정보를 수집하는 체계인 국가응급진료정보망(NEDIS)을 구축하기도 했다. 응급의료를 위해 평생을 헌신한 고인의 행적과 관련해 이날 빈소를 조문한 나경원 자유한국당 원내대표는 "응급의료 체계의 전체적인 제도 개선이 필요하다는 목소리가 많았지만 그동안 정치권이 제대로 준비하지 못했던 것 아닌가 하는 아쉬움이 든다"며 "이번 윤 센터장 별세를 계기로 정책적 검토와 예산 문제를 들여다보겠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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