울산 주상복합 화재 15시간 사투 끝 완전 진화…'건물 활활 탔다' (종합)
울산 주상복합 화재 15시간 사투 끝 완전 진화…'건물 활활 탔다' (종합)
울산 주상복합 화재 사망자 없이 완전 진화…93명 병원 이송 9일 울산소방본부는 이날 오후 2시50분을 기점으로 울산 남구 달동 주상복합아파트 삼환아르누보에서 발생한 화재가 완진됐다고 밝혔다. 낮 12시 35분쯤 초진을 완료했다고 발표한데 이어 2시간여 만에 불을 완전히 진압한 것이다. 초진은 불길을 통제할 수 있고 연소 확대 우려가 없는 단계를 뜻한다. 화재는 전날인 8일 오후 11시 7분쯤 시작됐다. 불은 강한 바람과 외벽을 타고 아파트 위아래로 번졌다. 당일 오전 7시부터 울산에는 강풍주의보가 발효된 상태였다. 불길은 한때 건물 전체를 휩쌀 정도로 크게 번졌다. 같은 날 오후 11시 14분 신고를 받고 출동한 소방당국은 30분 후 인근 6개 소방관서 소방력을 모두 동원하는 대응 2단계를 발령했다. 화재 초기 고가사다리차를 동원해 진화에 나섰지만 바람이 강한 데다 사다리차가 닿지 않은 고층부로 불이 번져 진화에 어려움을 겪었다. 강불에 헬기를 동원하는 것도 불가능했다. 이에 소방대원들은 아파트 개별 호실에 일일이 들어가 불을 끄면서 인명 수색과 구조를 하는 방식으로 대응했다. 화재가 발생한 지 약 1시간 30분이 지난 9일 0시 40분께엔 건물 외부에서 노란 불꽃이 잘 보이지 않을 정도로 불길이 잡혔다. 하지만 강한 바람으로 아침까지 화염이 건물 밖으로 뿜어져 나와 번지다가 소강상태를 보이는 일이 반복됐다. 오전 6시 아파트 외벽의 숨은 불씨가 되살아 나자 소방당국은 인근 8개 도시에 고가사다리차 고성능 화학차 등 특수 소방장비뿐만 아니라 펌프차, 물탱크차 동원령을 내렸다. 날이 밝은 후에는 소방헬기를 투입해 불길 잡기에 나섰다.
피난 공간이 마련된 15층과 28층, 옥상 등으로 피신했던 주민들 77명은 모두 안전하게 구조됐다. 모두 93명이 병원으로 옮겨졌다. 소방당국에 따르면 사망자는 발생하지 않았다. 화재로 아파트를 나온 이재민 170여명은 울산시가 마련한 남구의 한 비즈니스호텔로 이동해 숙식을 해결하고 있다. 소방당국은 불티가 되살아나지 않도록 잔불을 정리하는 중이다. 이날 진화 작업엔 소방대원 930명을 포함한 1000여명이 투입됐다. 사다리차 등 장비는 148대가 동원됐다. 당초 화재 초기 외벽을 타고 불길이 번진 것을 두고 드라이비트(콘크리트 벽에 스티로폼 단열재를 붙이는 공법)가 화재 확산의 원인으로 지목됐다. 그러나 울산소방본부는 이후 건물 외장재가 드라이비트가 아닌 알루미늄 복합 패널이라고 확인했다. 알루미늄 복합 패널은 상대적으로 가격이 비싸 고층 주상복합 건물에 주로 쓰인다. 그러나 알루미늄 자체가 열에 강하지 않은 데다, 판과 판 사이에 충진제(소음·진동·충격 등을 완화하는 소재)로 들어간 수지가 불에 잘 타서 특성이 있어 화재에 취약한 것으로 알려져 있다. 경찰과 소방당국은 불을 완전히 끄는 대로 "12층 발코니 쪽에서 연기가 났다"는 최초 신고 내용 등을 토대로 발화 지점과 원인, 정확한 피해 규모 등을 조사할 예정이다. 울산지방경찰청은 지방청 광역수사대와 남부경찰서 형사팀 소속 경찰관 40여 명으로 구성된 수사전담팀을 구성했다. 진영 행정안전부 장관은 이날 오전 울산 화재 현장을 찾아 진화와 인명구조 상황을 살폈다. 정문호 소방청장도 이날 오전 2시께 현장으로 이동해 화재 진압을 지휘했다. 송철호 울산시장 역시 오전 0시 30분께부터 현장에서 밤을 새웠다. 불이 난 주상복합아파트는 지하 2층∼지상 33층 규모로 2009년 준공됐다. 127가구에 380여 명이 거주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wony@tf.co.kr [인기기사] · 울산 주상복합 대형 화재 13시간째 진화…잔불 정리 주력 · [속보] 코로나19 신규확진 54명…이틀째 두 자릿수 · [TF사진관] 박소혜-박현경 '미모와 실력을 겸비한 20대 소녀 골퍼' · [신진환의 '靑.春'일기] 기본권 제약은 최소화가 답이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