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당시 검찰총장 아닌가"…공수처, '고발사주' 윤석열 재조준
"당시 검찰총장 아닌가"…공수처, '고발사주' 윤석열 재조준
고발장 접수 3일 만에 입건…전격 압수수색 11일 법조계에 따르면 공수처는 고발사주 의혹과 관련해 윤 전 총장과 손준성 전 대검찰청 수사정보정책관(현 대구고검 인권보호관)을 피의자로 9일 입건했다. 혐의는 직권남용권리행사방해와 공무상 비밀누설, 공직선거법 위반, 개인정보보호법 위반 등 4개다. 공수처 수사3부(최석규 부장검사)는 10일 오전부터 손 전 정책관의 대구 사무실과 서울 자택 등을 압수수색했다. 공수처는 미래통합당에 고발장을 전달했다고 지목된 김웅 국민의힘 의원도 주요 사건관계인으로 보고 서울 여의도 국회 의원회관 의원실과 자택, 차량, 지역구 사무실을 압수수색했다. 고발장이 접수된 지 4일 만에 빠른 속도로 강제수사에 착수한 것이다. 시민단체 사법정의바로세우기시민행동(사세행)은 6일 공수처에 윤 전 총장과 손 전 정책관, 한동훈 검사장, 권순정 전 대검 대변인(현 부산지검 서부지청장) 등을 고발한 바 있다. 공수처는 8일 사세행 김한메 대표를 불러 조사하고, 다음날인 9일 윤 전 총장과 손 전 정책관 두 명을 피의자 신분으로 입건했다. 공수처는 고발사주 사건 외에도 윤 전 총장이 연루된 두 가지 사건을 수사 중이다. 공수처는 사세행이 옵티머스 사건 부실수사 의혹과 한명숙 전 총리 재판 모해위증교사 조사 방해 의혹으로 윤 전 총장을 고발한 사건도 수사 중이다. 이 사건들의 경우 고발장 접수 후 입건까지 3개월이 걸린 점을 보면 고발사주 의혹 수사가 시급하다고 판단한 것으로 보인다. 텔레그램 내역 등 자료를 확보해야 하는데 관련자들이 휴대전화를 이미 교체했을 가능성이 크기 때문이다.
공수처 관계자는 "이번 사건은 국민적 관심사다. 사실이라면 사안의 중대성도 심각하다"라면서 "이 사건 특성상 증거 확보가 무엇보다도 시급했다. 증거 훼손 우려가 컸다고 판단했기 때문에 그 어떤 수사보다도 강제수사의 필요성이 있어서 다른 수사보다 우선해서 하는 것으로 했다"고 설명했다. 법원에 청구한 압수수색 영장도 모두 발부됐다고 전했다. 윤 전 총장 입건 배경을 밝혀달라는 취재진의 질문에 공수처 관계자는 "그 당시에 검찰총장 아닌가"라고 되물으며 "수사정보정책관은 총장 오른팔이라고 언론에서 보도됐다. 윤 전 총장도 기자회견에서 '나를 수사하라'고 하지 않았는가"라고 말했다. 공수처는 김 의원과 손 전 정책관의 휴대전화를 확보했다고 밝혔다. 다만 고발장이 전달된 것으로 의심되는 지난해 4월3일 사용하던 휴대전화인지는 확인되지 않았다. 공수처 관계자는 "압수수색 시점에 갖고 있던 것을 확보했고, 포렌식하는 대로 바로 돌려드리겠다"고 설명했다. 공수처는 직접 수사할 수 있는 직권남용과 공무상 비밀누설 혐의 외에도 공직선거법 위반, 개인정보보호법 위반 등 나머지 혐의도 관련 범죄로 판단했다. 공직선거법은 검찰, 개인정보보호법은 경찰의 수사대상이다. 공수처의 빠른 강제수사 착수에는 검찰에 수사 주도권을 뺏기지 않겠다는 의도도 엿보인다. 대검 감찰부도 제보자 A씨가 제출한 휴대전화 등을 분석하는 등 강제수사가 임박했다는 예측이 나왔기 때문이다. 공수처 관계자는 "검찰에서 협조 요청이 오면 적극 협력할 계획"이라며 "공수처가 필요한 것이 있으면 협조 요청을 할 것이고 검찰에서도 요청이 온다면 적극 협력하겠다. 사건의 실체를 규명하는 것이 국민을 위한 일이라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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