술 안준다고 모텔 방화해 8명 사상…70대 징역 25년 확정
술 안준다고 모텔 방화해 8명 사상…70대 징역 25년 확정
[더팩트ㅣ장우성 기자] 장기 투숙하던 모텔에 불을 질러 8명의 사상자를 낸 70대 남성에게 중형이 확정됐다. 대법원 1부(주심 김선수 대법관)는 현주건조물 방화치사상 혐의로 기소된 A씨에게 징역 25년을 선고한 원심을 확정했다고 10일 밝혔다. A씨는 2020년 11월25일 서울 공덕동 한 모텔에서 주인이 술을 달라는 요구를 거절하자 방에 불을 질러 3명을 사망, 5명을 다치게 한 혐의로 재판을 받아왔다. 범행 당시 그는 불이 나 연기를 마시자 내복 차림으로 도망나와 근처 편의점에서 119를 불러달라고 부탁한 것으로 조사됐다. 현주건조물방화미수죄로 징역 1년6개월에 집행유예 3년이 확정돼 집행유예 기간이기도 했다. 1심은 모든 혐의를 유죄로 인정해 징역 20년을 선고했다. A씨는 재판이 시작되자 불을 지른 적이 없다고 범행을 부인하거나 불을 질렀더라도 살인할 고의성이 없었다고 주장했지만 인정받지 못 했다. 재판부는 A씨가 검찰 피의자신문 진술이 방화 과정을 직접 경험하지 않고는 진술할 수 없을 만큼 구체적이라며 조서에 신빙성이 있다고 판단했다. CCTV 영상, 한국전기안전공사·경찰의 현장조사 결과도 근거로 삼았다. 자신의 점퍼에 불이 잘 붙지 않자 책을 찢어 붙이는 등 방화 의도가 있었고 모텔 투숙객이 다수인 줄 충분히 알 수 있었는데도 새벽에 불을 질러 살인의 미필적 고의가 있다고 봤다. 다만 범행이 우발적이고 고령이라는 점을 감안했다. 2심은 징역 25년을 선고해 형을 높였다. 경제적 형편이 어려운 A씨에게 두 달 이상 숙식을 제공해준 모텔에서 다른 투숙객들이 곤히 잠든 새벽시간대 불을 지르는 등 동기를 떠나 사회적 비난가능성이 매우 크다고 판시했다. A씨가 전력을 볼 때 폭력적 성향을 자제하지 못하고 술을 절제하지 못해 갈수록 위험한 행동으로 나아가고 있는데다 책임을 회피하는 듯한 태도까지 보인다며 양형이 너무 가볍다는 검사의 항소를 받아들였다. 대법원도 원심 판단이 정당하다며 A씨의 상고를 기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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