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윤지오, 후원자 혼란 빠뜨린 잘못부터 반성해야
윤지오, 후원자 혼란 빠뜨린 잘못부터 반성해야
[송은화의 낭중지추] 윤지오, 후원자 혼란 빠뜨린 잘못부터 반성해야
[더팩트ㅣ송은화 기자] 고 장자연씨 사건 증언자로 나섰던 배우 윤지오 씨를 지지했던 후원자들이 다음주 윤 씨를 상대로 후원금 반환 소송을 하겠다고 나섰다. 누구의 강요가 아닌 본인들의 자발적 의지로 후원했던 사람을 상대로 소송을 제기하겠다니 흔한 일이 아니어서 좀 의아했다. 통상 집단 소송은 소비자들이 본인이 구매한 물건 등에 문제가 있거나 하자를 발견해 기업에 손해보상 등을 요구했지만, 합당한 보상을 해주지 않을 경우 이뤄지는 경우가 다반사이다. 2015년 독일 폭스바겐 그룹의 디젤게이트 사건, 2018년 BMW 차량 화재 사건 등이 대표적인데, 대기업을 상대로 재판이 진행되고 증거 입증이 쉽지 않다 보니 법원이 소비자들의 손을 들어주는 경우가 많진 않다. 이런 이유에서 윤 씨 지지자들의 후원금 반환 소송은 기업이 아닌 윤 씨 개인에 대한 소송으로 이뤄지겠으나, 후원금이라는 특수성이 있기 때문에 법원이 어떤 결정을 내릴지 벌써부터 관심이 쏠린다. 윤 씨는 지난 4월 증언자 보호를 위한 비영리단체 '지상의 빛' 설립을 예고하며 후원금을 모집했다. 이와 관련해 일부 후원자들이 후원금을 되돌려 달라며 소송장을 접수하겠다고 예고하고 있는데, 이들의 대리인 로앤어스 최나리 변호사는 10일께 서울중앙지법에 소장을 접수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현재까지 소송에 참여한 후원자는 300명을 훌쩍 넘었고, 반환을 요구할 후원금은 1000만원이 넘을 것으로 알려졌다. 이들이 돌연 소송까지 제기하며 윤 씨에게서 돌아선 이유는 윤 씨 증언의 신빙성이 떨어지면서 그녀에 대한 신뢰도가 사라졌기 때문이다. 윤 씨 자서전 출판 작업을 도왔던 김수민 작가의 폭로가 결정적인 역할을 한 것으로 보인다. 김 작가는 윤 씨가 장자연 리스트를 어떻게 봤는지, 본인의 글이 조작인지 아닌지 다투어 보고자 한다며 지난 4월 윤 씨를 정보통신망법상 명예훼손 및 모욕 혐의로 경찰에 고소했다. 윤 씨도 "허위사실유포 및 모욕죄, 정신적 피해 보상까지 죗값을 본인이 반드시 치르셔야 할 것"이라며 김 씨를 맞고소했다.
윤 씨 6일 자신의 SNS에 "누군가는 이번 사태를 보며 '선후원 후갑질'이라는 표현을 한다. 저는 단 한번도 돈을 달라고 구걸하거나 협박한 적 없다"며 "후원을 열어달라고 요청한 것은 제가 아닌 여러분"이라고 밝혔다. 사실 윤 씨에 대한 논란은 이번이 처음은 아니다. 그녀는 최근 본인이 직접 그린 미술 작품에 대한 표절 의혹에 휘말리며 미술전시회 참가를 취소했다. 당초 윤 씨는 12~16일로 예정된 서울 코엑스에서 열리는 'PLAS조형 아트서울 2019'의 초대 작가로 참석할 계획이었으나 돌연 자진하차한다고 밝혔다. 윤 씨는 5월 30일 자신의 SNS를 통해 이같이 전하며, 의혹을 제기한 두 사람에 대해 법적 대응하겠다고 했다. 논란이 된 작품은 윤 씨가 3월 SNS에 올린 '진실의 눈'이라는 호랑이 그림이다. 윤 씨가 해당 그림을 올리자 일부 네티즌들이 캐나다에서 파는 스케치북의 표지와 똑같다며 표절 의혹을 제기했다. 윤 씨는 전문가들의 의견으로 표절이 아니라고 대응했지만, 전시회는 하차 의사를 밝혔다. 이외에도 윤 씨가 과거 '대한항공' 유니폼으로 보이는 의상을 입고 촬영한 영상이 공개되자, 대한항공은 법적 조치를 예고하며 강경 대응했다. 대한항공은 공식 SNS에 "영상 속 등장 인물은 대한항공 승무원으로 재직한 사실이 없으며, 당사 유니폼 무단 거래 또는 복제품 착용 후 영상을 촬영한 것으로 판단된다"며 "이러한 행위는 당사 유니폼 디자인권 침해 사항일 뿐 아니라 영상물의 내용은 대한항공 브랜드 및 승무원 이미지에 심각한 악영향을 끼치고 있다"고 지적하며 해당 영상물을 즉시 삭제해줄 것을 요구했다. 또 디자인 보호법 및 명예훼손으로 형사고소, 손해배상 청구가 가능하다고 밝혔다.
윤 씨의 증언자로서의 노력이 결론적으로는 물거품이 됐다. 물론 그녀의 잘못은 아니다. 하지만 이제 대중들에게 윤지오 씨는 장자연 사건의 증언자가 아닌 SNS를 통해 논란을 몰고 다니는 이슈메이커로 여겨진다는 것이 문제다. 장 씨의 억울함을 세상에 알리기 위해 조사에 적극 협조하고, 자신과 같은 증언자들을 보호하기 위해 비영리단체를 만들겠다는 당초 그녀의 용기와 뜻은 존중한다. 그러나 이제 더이상 그녀에게서 초심과 진심을 읽을 수 없다는 것은 후원자나 대중들만의 문제는 아닌 것 같다. 윤 씨는 얼마전 허위사실을 보도한 언론매체와 기자를 고소하겠다고 했다. 그녀는 "법 앞에서는 공평해야 한다. 대중의 알 권리를 오히려 기망한 기사들과 거짓 보도들로 혼란에 빠뜨린 죄를 묻겠다. 이것이 올바른 매체와 기자의 길을 걸어갈 수 있도록 제가 조치하는 최선의 노력임을 말씀드리는 바다"라고 밝혔다. 장자연 사건의 증언자라는 명목으로 윤 씨는 그동안 타인에게는 엄격했지만 본인에게는 너무 관대하지 않았나 싶다. 비영리단체 설립을 제대로 하기 위해 설립절차가 예상보다 길어졌다면 이런 상황을 후원자들에게 설명하고 이해시켜야함은 당연한 과정이다. 그런데 '내가 언제 후원해 달라고 했나' 식의 감정적인 대응은 단체의 대표로, 또 공인으로서는 부적절해 보인다. 본인에게 불리한 주장을 하는 사람들에게 법적 대응하겠다고 엄포하기 전에 자신을 믿고 지지했던 후원자들을 혼란에 빠뜨린 잘못을 반성하고 설립하려는 단체가 올바른 방향으로 나아갈 수 있도록 이를 위한 최선의 노력부터 해야 하지 않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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